mouth/diary

칠월 구일

eeajik 2021. 7. 9. 23:19

반복되는 역류. 늘 그렇듯 모자란 내 마음 속 호수의 더러운 물을 비워내고 싶어서 대신하는 행위일까. 오늘은 그나마 몇 일간 괜찮던 당분과 비릿한 물 향이 입까지 올라와서 견딜 수가 없었다. 늙은 화장실 닳은 거울 앞에서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고독하고 말았지. 두 눈이 충혈되지 않는 날이 드물지만, 역류 이후의 안압과 함께일 때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붉다. 거울을 마주하는 일을 마칠 때 나지막히 내게 험한 말을 지껄이는 습관이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아둔하긴.

 

마알간 웃음이 한 녘이라도 섞인 시간을 갖은 후엔 금새 낙하를 마친 모래사장에 엎드려 있는 듯 따끔거리는 아픔과 텁텁한 모래알이 가득한 듯한 입 속. 걸음이 잦은 사람들을 보며 나를 비웃는 과정을 버릴 수가 없다. 하룻밤 사이 양초처럼 자연스레 녹아 소멸될 쯤엔 늘 그렇듯 차지하던 빛과 온도, 밀랍 향기가 사라진 여백을 온연히 다시 맞이해야 하지. 깊은 동굴 입구의 바람이 평야보다 두텁듯 평소보다 무겁게 다가오는 낮은 온도의 두꺼운 공백감. 그 순간 나누던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들을 녹여 내 깊은 곳에 담는 일은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어렵고, 다듬어 내 마음 속 호숫가 곁에 두려면 언제나 험하고 깊은 동굴을 지나야만 하네. 

 

흡연량이 다소 잦아졌다. 커피는 4일 정도 마시지 않았고, 최근에는 하루를 시작할 때 물을 마시려는 습관을 가지기 위해 생수를 피해 차를 마신다. 어릴 적 부터 지내왔던 곳은 이제 더 멀어지게 되었고, 이렇게 차차 발 아래 닿는 곳이 사라질때 쯤 이면 나는 네 입버릇처럼 공중을 날고 있을 수 있을까. 

 

존재를 위한 존재. 그저 바보같은 웃음만이 남는 사람이 아니길 바라고 살지만, 그 또한 내 개인적인 바램이겠지. 

 

여전히 나를 포함한 이 모든 누군가들이 꿈을 꾸게 하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이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