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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거래였다. Arc Klone 올려두고 몇 주 째 기다리다가 도저히 연락이 안 와서 조금 높게 잡은 가격을 내리고 교환 문의를 받기로 했다.
어제 발매 후 친구와 아는 지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저녁 즈음 다른 약속을 가려 했지만 깨져서 근처의 다른 지인을 잠깐 만났다. 항상 마시던 술과 항상 먹던 음식을 먹던 중 모르는 사람에게 문자가 오니 OCD '마지막' 버전과 교환할 생각이 있냐 물으시더라. 어차피 저번 글에도 적었듯이 마음에 드는 페달 중 하나였다보니 바로 오케이, 오늘 낮 거래를 잡았다.
v1.7 으로 교환을 받는다고 적어뒀는데 동봉 설명서에는 v1.4 로 적혀있길래, 사실 처음에는 사기를 당했거나 잘 모르는 분이었나 싶어서 좀 놀랐다. 사실 저번에도 Boss DD-3 를 Long chip 이라고 해서 사서 열어보니 아니었던 적이 있었어서 더 당황했다. (물론 교환은 제대로 당일 저녁에 받았지만, 여하튼) 이제서야 자세히 알고 보니 참 이게 구별이 어렵더라. 핸드메이드 방식 이펙터의 단점인 버전 구별이 너무 어렵다. 빈티지 모델들은 항상 그런 것 같아서 슬슬 재미와 짜증이 동시에 나기도 하네.
크게 보면 v1.4 까지가 마지막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초반 모델인 v1.1 (#000~#4563) 은 자연스럽게 걸리는 드라이브감과 약간의 컴프감, 그렇지만 조금 저음부가 강하고 고음부가 꽤 많이 살아 있는 사운드라고 한다. 소리로만 듣기에는 폭이 참 넓다고 생각이 되기도 하네. v1.2 (#4564~#9473) 는 그것보다는 하이가 얕고 저음부도 줄어들어 적당하게 빈티지한 소리와 과하지 않은 밸런스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사실 내가 구하려 했던 건 이 모델이었는데 잘못 알았다. 더 자세히 찾아보지 못한 잘못이지 뭐. 사람들마다 부르는 용어도 묘하게 달랐고, 내가 더 알아보기도 전 교환이 잡혀 버렸던 것 같아서 약간은 아쉽다.) 이 모델은 볼륨 전위차계 (Potentiometer) 가 100K에서 500K로 교체 되었다고 한다.
v1.3 (#9474~#16060) 부터가 참 애매한데, 이탈리아어 번역본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드라이브 전위차계가 500K에서 1Mega로 변경되었다. 또한 시리얼 넘버 #9127 부터 톤 캐퍼시터가 0.1u 에서 .0.047u 로 변경 되었으며, 톤 팟이 25K에서 10K로 변형되었다. 파워풀한 미드레인지, 그리고 강한 서스테인과 톤 컨트롤의 가변성이 넓어졌다고 한다. "OCD는 오버드라이브부터 디스트에 퍼즈까지 가능하지!" 라는 말에 가장 적합한 때가 이 때 모델들이 아닐까. 물론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럴 거면 Muff를 사지. 이 때 가끔 #16060 v1.3 모델 중 1.4 케이스로 출시된 제품이 있다고 한다. 이건 뭐 항상 그랬듯이 뽑기 아니냐 완전!
v1,4 (#16061~) 이후는 지금까지 유지가 되는데, 페달 안에 빌더의 자필로 적힌 네임펜들로 차후 버전을 구분한다. 일단 클리핑 섹션에 게르마늄 다이오드로 변경. 볼륨 팟을 Logarithmic(?)으로 대체 : OPamp 와 톤 캡이 조금 더 저음 반응을 적게 먹도록 했다. 또한 LED가 붉은 색으로 변경이 되었다. (이 전까지는 푸른 색) 로우 엔드가 조금 적어지며, 배음이 많아졌고 볼륨 컨트롤 폭이 넓어서 좋아졌다고 한다.
크게 보면 이 네가지 이며, v2.0 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한다. v1.5 와 v1.6 은 페달 안에 서명과 함께 네임펜으로 적혀져 있다. 그리고 소리는 뭐 조금씩 다르겠지.
이 미묘하게 다른 소리들이 참 아이러니한게, v1.4 이후 시리얼들은 분명 과도기이기에 실험체들일거란 말이다. 그 중에서 내가 받은 시리얼은 아주 뒤 모델은 #115214 인데, 거의 최신형이라 그런지 몰라도 OCD만의 High Peak, 그리고 Low Peak 기능이 더 폭이 크다고나 해야할까. 그리고 풀 게인일 시의 광폭한 드라이브감, 그리고 특유의 열려있는 소리도 있으며 과하지 않은 저음부 (나는 자체 앰프에서 저음을 올려 쓰거나, 프리로 항상 오버드라이브를 켜 두는 편이라..) 가 지금의 내 보드와는 궁합이 오히려 아주 좋았다. 드라이브감이 아주 적기보다 나는 이렇게 넓은 가변성으로 조절 해 사용하는걸 선호하기도 하고. 특히나 하긴 내가 빈티지한 음악을 하는 건 또 아니라서.. 물론 따스하고 빈티지한 사운드의 페달을 찾는 사람에게는 시뻘건 LED부터 마음에 들진 않겠지만, 10만원 대의 가격대에서 TS 시리즈 리이슈를 사기보다 나는 잠시 이 페달에 정착할 생각이다. v1.2 가 장터에 나오면 조금 구미가 당기겠지만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하자.
결론적으로 말하면 적당히 모던하면서 색은 살아 있는 걸 보아하니, 나는 이 밸런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항상 안티 모던도 아니고, 안티 빈티지도 딱히 아닌 입장인 [그냥 소리가 내 마음에 좋고 우리 곡과 내 곡에 맞으면!] 마인드가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일단 내 텔레랑 궁합이 좋다. 그럼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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