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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EP 믹스 시작 직전. 다음 주 부터는 일요일 일정을 제외한 모든 일정을 중지했다. 서흘과 이름은 동결, 믹스가 끝날 때 까지.
믹스 직전 공진 처럼 내 마음과 실재하는 주변을 정리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던 좋아하는 장비들을 몇 가지 팔았고, 여전히 팔고 있다. 의외로 MPC가 아직 판매 중 이라 오히려 마음이 더 답답하네. 차라리 금방 팔려버렸다면 마음이 섭섭하지만 나았을 텐데, 예전부터 아꼈고, 사용하지 않아도 가지고 있겠다 마음 먹었던 장비라서 더 마음이 씁쓸하다. 샘플러는 Korg / SP404SX 두 가지로만 유지할 예정이고, 내일은 좋아하던 페달을 하나 판매한다. MPC만큼 아끼는 Freeze와 Wave Cannon은 계속 고민 중이다. 음악을 처음 공부하며 구매한 DS-1 은 여전히 고민중. Freeze는 특히 당장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개인에게 독특한 모디파이를 받은 모델이기도 해서 더욱 걸린다.
판매가 얼추 전부 진행 되면 (내게 남은 최소한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표현을 위한 기본의 - 정직하며 솔직함에 여유로울 수 있는 - 수단을 재차 자각하자] 라는 이번의 내 목적이 어느 정도 완성될 것 같다.
건반 스탠드가 21일 공연을 마친 주에 고장 났다. 공연까지 잘 버텨 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새 건반 스탠드와 다음 textile 작업에 필요한 APC40 MK ii 이외에는 장비를 늘리지 말자. 재미있다. 그렇게 장비 호기심도 많았지만 아이러니하게 지금 남은 건 내 목소리와 글과 건반과 기타, 그리고 관념과 진실 뿐 이라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믹스 중/후반부 쯤인 12월부터는 공연 준비를 할 생각이지만, 사람들 앞을 두려워하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요즘은 쇼팽이 다시 좋다. 에반스와 메시앙을 듣다 쇼팽을 들으니 더 좋다.
쌓아지는 관념과 여유로운 연주와 공허하되 초연한 솔직한 마음만 남기고 전부 태워내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