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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사일

eeajik 2026. 5. 4. 13:32

매일 여덟시 삼십분, 당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전날 무슨 일을 했던, 공연을 어떻게 했던, 비를 얼마나 맞고 왔던, 술을 얼마나 마셨던, 길을 얼마나 헤매이듯 걸었던 무서울정도로 같은 시간에 깬다. 선택지는 두 가지, 일어나서 여러 일을 어떻게던 시작하던지 아니면 두어 시간만 더 잠들었다 일어나던지. 사실 일정은 언제나 열시에 시작해도 되는 터라 누워있어도 괜찮지만 몸 대신 머리가 그러지 말라 한다. 이불을 정리하고, 섬유탈취제를 뿌리고,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 후 밤 사이 온 연락들을 확인한다.

 

광주 때 설치를 도와드린 작가분이 연락이 왔다. 6월 초 서울 전시의 장비 설치와 사운드 디자인이 가능한지, 아는 대여 업체와 팀이 있는지. 급하게 노션으로 인포를 만들어 몇 군데 업체에 연락을 드리고 믿는 사람인 Y에게 연락을 하여 일정을 확인한다. 작가분께는 3시 전까지 연락을 드리겠다 말씀드리고, 노션을 닫았다. 남은 시간 한 시간 삼십분, 견적이 오길 기다려본다.

 

곁 합주를 잡았다. 합주비는 언제나 만만치않다. 그럼에도 꾸준히 유지해야한단 마음에 지속해본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모든걸 대한다. 어제 담담구구에게도 이야기를 했고, 큼직하고 중요한 공연이 아니면 일단은 제외하겠다는 말을 했다. 아쉬워하지만, 다들 존중해주었다. 미안한 마음은 모두에게 들지만, 내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새벽 두 시 전에 억지로라도 누워보려고 발악을 한다. 카카오톡은 로그인하지 않고, SNS는 그냥 바라만 본다. 날은 갑작스레 차고, 밤은 갑작스레 더욱 어둡다. 

 

차라리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오월은 길다. 터무니없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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