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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 내일은 싱글이 나오고, 새 곡을 써야한다. 다음주엔 면허 필기를 보러 가야하며 방금까지 J와 편곡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은 늘 그렇듯 마시던 막걸리를 마시며 침묵의 새벽을 마주한다. 이 문장 자체에서부터 어쩌면 지금의 내 시선이 보이는게 아닐까. 나는 어쩌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걸지도 모른다. 사람이란게 싫으니까. 더는 인간 자체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싫은거다.
전시 관련 페이를 받고, 레슨을 몇 새로이 받았다. 서른 다섯 전까지 특정한 금액을 모으는 것이 목표였다. 이대로 전시 쪽으로 방향을 틀까, 고민하고 있다. 자신은 없지만 늘 그랬지 않은가, 나는 자신이 있어서 뭘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고 억지로라도 믿고 해내는 사람이지. 그렇기에 이번에도 해낸 것이고, 약수역으로 넘어오는 다리의 강이 기억이 날 뿐이다. 난 이번에도 순간의 순발력과 쌓아온 경험으로 해내었다. 그렇기에, 힘이 든다. 꾸준히 지치고, 아프고.
수강생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교육 쪽에 재능이 있으신건 맞는 것 같아요. 그런가요? 저는 정작 고등학교 졸업생인데 .. 달라요, 사람을 편하게 해 주시는 언행과 공간을 만들 줄 아세요. 그리고 수업을 들으면 무언가 배워간다고 느껴요. 학원에서도 못 느낀 감정이에요. 감사합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가. 나는 언제부턴가 왜 교육을 하고 있지. 자신있지 않지만, 잘 할 수는 있다. 말에 어폐가 강하다.
며칠 전엔 오랜만에 저녁 시간 홍대에서 강남으로 지하철을 타고 갔다. 당산의 그 강 빛, 나는 여전히 강을 사랑하는구나. 강이 주는 그 안온한 모습과 평온함은 나를 웃게 만들지. 노을지는 그 강의 수면을 바라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바다보다 강의 바람이 되고 싶다, 강의 움직임을 만드는 그런 움직임.
지치고 힘든 일을 속내로부터 솔연히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애정이라고 믿었던 것이 잘못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은 웃음과 기쁨, 혹은 새로운 무언가에서부터 오는 설렘이 먼저였던걸까. 내가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던 것들에 대해 부담을 느끼던 일들이 많았던걸까, 나를 미워하기보다 그 이전 어려워하던 사람들이 많던게 더 문제였던걸까. 일을 열심히 하자. 1월에는 더 이상 마포에 없을수도 있겠다.
지겹다. 음악을 듣고 짓는 일만 기쁘구나. 범프와 래드윔프스, 아라시, 칸쟈니를 좋아하던 때의 나는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