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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th/type

짧지 않고 길지도 않았던 준비가 한순간에 망가지고 틀어졌다. 난 아직도 사람들 앞에서 시선이 집중된 채 달리기나 운동을 한다는 사실이 무섭다. 그래서 생긴 공포감이 나를 엄청나게 엄습했고 곧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이 감정을 아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테다. 모든 아이들은 약자를 겨누니까. 내가 뚱뚱했을때 아이들은 날 보고 돼지가 뛰어다닌다고, 뛸 순 있겠냐고 비웃었다. 달리기를 하면 내가 뛰는 모습을 보며 비웃고 놀렸다. 오늘 시험을 보는 내내 그 기억들이 많이 생각이 났다. 기분이 나빠졌다, 점점. 첫 번째 뛰었는데 파울이라고 했을때 꿈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준비했던 2주일이 꿈같았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힘이 풀려 쓰러질 것 같았다. 무서웠다. 뒤에 있던 사람들이 나를 보며 비웃는 듯 했다. 저 새끼 뭐야. 오히려 합격하지 않았던게 장점이 될 수도 있단 생각을 한다. 난 조금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순간을 얻어낸 거라고. 많은 여행과 많은 전시회, 많은 길. 많은 음악. 많은 생각과 글과 사진과 꿈. 하지만. 난 과거의 나한테 아직까지 지고 있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다. 내 머리는 뚱뚱했던 내 몸으로 나를 기억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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