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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th/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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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 이십오일 출근 직후 화장실에서 전날 타인이 섭취한 음식을 확인하고 청소해야하는 일은 유쾌하지 않네. 곡 작업하고 싶다. 오늘은 아오키를 내내 듣는다. 절대 캐롤은 틀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켜야지.
십이월 이십삼일 기억력이 도저히 나쁜 편은 아니지만 나는 언제나 중요한 걸 무심코 잊는 경우가 잦다. 그렇기에 타투와 피어스을 하는 순간마다 미래의 내게 기억을 부탁한다는 마음으로 하는 편이네. 왼쪽 손목의 첫 삼각형 타투부터 마지막 왼쪽 이너컨츠 피어스까지 모든 순간을 기억한다. 눈화장을 처음 배운 날도 기억에 여전하다. 그 해 가을, 첫 화장은 붉은 색조. 오늘은 오랜만에 검은색을 얹지 않았다. 바램을 않는 습관이 잦은 나는 미래보다 과거를 딛고 살아간다는 당신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 모든 소중한 순간은 내 몸에 여전히 남아있다. 올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 날은 근무를 하게 되었네. 작년처럼 해가 넘어갈 때 밤을 새며 음악을 듣지 못하는건 다소 속상한 일이다. 일은 몸에 익었고, 파이프를 피우는 법도 제법 익숙해..
십이월 이십일일 공진의 모든 가사와 소리를 만든 과정이 내 스스로 너무 힘들어
십일월 이십사일 벨트를 고쳤다.
십일월 십육일 녹차와 홍차, 레몬 머틀, 그리고 보리차. 강가의 녹빛 섞인 흙과 거리의 새 시멘트 색, 낮은 가로등의 묵은 불빛과 방 안의 은위한 촛불, 손길이 담긴 그림과 시선이 녹은 사진, 솔연하되 옅은 목소리와 정제되고 선명한 악기, 어떤 시인과 새 정치인 그리고 늙은 방송인. 모든 존재는 늘 이토록 비교되어지지만 사실 동등하지 않을까. 무엇들을 비교하며 날이 선 말을 뱉는 이들의 말을 믿을 필요는 없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수많은 것들이 변했던 스물 아홉이 60일도 남지 않았다. 이십의 숫자를 너무나도 깊게 함께 겪어온 가까운 이들은 잠시일지라도 거리를 두게 되었고, 팀을 함께하던 멤버들 중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새로운 자리를 지었으며, 누군가는 다시금 지방으로 돌아가 평소와 다른 매일을 적는다. 누군가는..
시월 이십일일 산산히 부서져 늦겨울 여린 눈처럼 사라진다면 참 기쁠텐데.
오월 이일 무리한 도전이었나,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머릿속에 저 말이 맴돈다. 처음 시도하는 작법으로 EP를 만들어내는건 확실히 쉬운 일이 아니구나.
사월 이십오일 6월 전까지 4곡의 연주곡 EP 준비, 싱글 프로듀스를 마치고 정규 프로듀스도 차곡 차곡. 더불어 모든 기획안과 공고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늘 그래왔듯 꼼꼼하고 상세하게 진행하자. 요즘 너무 생각을 두고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