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유월 이십일일

eeajik 2018. 6. 21. 18:54

묘하게 자유로워진 것 같다는 걸 요즘 문득 느낀다. 나 스스로를 묶어낸 건 나인 걸 인정하는 과정. 옭아맨 강박을 조금씩 녹여내는 방법은 정확한 일정을 나 스스로 규정해내는 과정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반화] 를 위한 도구는 규정이다. 시간을 다룰 수 있다는 점을 내가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로 인해서 부정적임이 적어도 한 움큼은 사라진다. 가장 자유로울 수 있음은 어쩌면 온연하게 풀린 목줄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오늘도 한 걸음 배웠다. 단위를 하루가 아닌 시간으로 규정한다는 사실을 이렇게나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이제서야 알다니 나는 여전히 어리구나. 적어도 내가 정한 시간에 일어나려 하고, 내가 정한 시간에 도착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업무를 마치고 작업을 하는 것에서 오는 약간의 규정감. 잠들 때에 왠지 모를 무게가 더 편안함을 느끼는 내 습관과도 닮았다. 새삼, 자유는 언제나 느끼지만 마냥 행복하지 않다.  여전히 '그래도 너는 네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 버니까 행복하겠다' 같은 쓰레기 같은 소리를 내뱉는 사람과는 상종 안 할 생각이다. 나는 기분 좋게 웃으라는 말을 싫어한다.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도 싫어한다. 그래도 너 좋아하는 일 하니까 기쁘지 않니? 아니. 그건 내 선택이다. 일은 일이다. 그 짜증나는 표현들 자체가 다신 누군가의 입구멍에서 슬금슬금 기 나오지 않 전부 뿌리 채 불을 질러 태워버리고 싶다. 

'mouth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월 십팔일  (0) 2018.07.18
칠월 오일  (0) 2018.07.05
유월 십팔일  (0) 2018.06.18
유월 십오일  (0) 2018.06.15
유월 십오일  (0) 2018.06.15
Share Link
reply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