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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에 가고 있다. 내 건너편엔 잘 생겨서 (내 기준에) 너무도 부러운 사람이 홍대에서 타 앉아 꾸벅 꾸벅. 밤 새 놀고 탄 것처럼 다크서클이 꽉 차있고 머리는 약간 헝클어져 있지만 그마저도 참 잘생겼다. 나는 단지 다 마신 코카콜라 캔 처럼 마구 구겨지고 찌그러져 있고 싶어서 내 큰 기타 케이스에 얼굴을 묻고 있다.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 자리를 피하다 못해 부수고 싶다. 내 인생에서 다시 못 만난다면 너무도 아프고 아쉬울 사람이 1년만에 외국에서 돌아온다. 만나면 꼭 안아주고 맛있게 담배 피우고 대낮 시간 잠깐 동안 빠르지만 꽉 시간을 채워 술 한잔 할 생각에 밤 새 잠을 자질 못해서 이 순간을 하마터면 늦어버릴 뻔 했다. 오랜만의 공항철도라서 괜히 떠오르는 것 인지, 아니면 군대에 가버린 여행친구가 떠올라서인지. 작년 1월, 2월 즈음 뉴욕에 갔던 생각이 어렴풋이도 피어났다. 그 때엔 라이더를 입고 그 안에 가디건을 입어야 할 만큼 쌀쌀했고, 지금은 군대에 간 친구와 캐리어를 붙잡고 공항철도를 타고 설레며 콜라를 마시며 수다 아닌 수다를 했던 것 같다. 가서 무얼 하자는 둥의. 그 순간이 참 좋았다고 자부한다. 그 설레임. 지하철이 춥다. 혼자 앉아서 피아노 연주곡을 들어 보고 있다. 클래식엔 배울 부분이 많지만 다른 곳에 서있던 나는 아직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꿈을 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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