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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따스한, 참 좋아하는 까만 옷들을 내 두 손 가드윽 움켜쥔 채 오들오들 떨며. 아무렇게나 나를 안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는. 그냥 용서받을 수 있던, 소름끼치게 하이얀 겨울 생각을 한다. 이 푸른 여름밤, 나는 무엇을 하고 있길래 지나 걸어온 겨울들을 그리워 하며 내일 있을 일들을 생각(만) 하는지 잘 모른다. 모락 뜨거운 차를 마시며 미적지근하지 않아 칼같이 서늘한 책장을 넘길 수 있는. 문 앞에 나가더라도 한 겹 더 겹쳐 입어야 해서 고민하는. 목도리로 눈 아래를 전부 가리고 앞머리를 코까지 가리면 참 따스한. 손이 시리다는, 몸이 시리다는 핑계를 대고 누군가를 (혹은 당신 하나를) 꼭 붙잡고 놓지 않을 수 있는. 잠들 때 우두커니 두꺼운 솜 이불을 잔뜩 껴안아 포근해 질 수 있고, 해의 키가 짧아 낮이 적은. 겨울이 그립다. 겨울이 그립다. 내가 그리워 한번 더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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