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너의 눈길은 새파랗게 얼어붙어 있기만 했다. 그 모습은 마치 몇 달 전 사 두고 잊어버려 버려진 우리 집 냉동실 속 무언가와 같았다. 아무도 찾지 않고 아무것도 찾지 않는. 그렇게. 냄새만 가득 풍기며 존재하기'만’ 하는 그 것들과 같이 (화려함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있는 듯 했다. 그게 너에게, 혹은 너와 걷던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는 있는지. 마음이 아리다, 라는 표현 따위로는 부족하다. 아니, 사실은 다른 질감일 지도 모른다. 까슬까슬한 카펫과 보드라운 벨벳은 질감이 다르고 나머지 보이지 않는 몇 무언가들의 집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것처럼. 저 표현과 내가 알고 느끼는 표현은 다른 질감일 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 내가 저 표현을 마음에 차지 않는데도 쓴 이유는 따로 있다. 다른 너무도 정확한 표현을 너에게 두는 순간 그게 너 자신이 될 터이고, 그 표현이 어느 순간 내 눈알 속 너를 잡아먹어, 내게 너가 보이지 않아지게 되어 서로를 바라보는 우리가 둘 다 힘들고 걸음이 걱정이 될 것 같아서이다. 너에게 표현을 아끼겠다. 너를 판단할 자격 또한 없으며 너를 판단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고, 너를 판단하고 싶지 않으며 너를 판단하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은 이렇게 밖에 표출되지 못한다. 나는 너를 아끼기에 너에게 표현을 아낀다. 달라져 다오. 얼어붙어 썩지도 못하고 쓰이지도 못하지 말아다오. 그만 해다오.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