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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은. 혹여, 어쩌면, 내가 있는 이 곳 만은 그렇다. 비가 모든 걸 부숴버릴 듯이 무섭게도 내린다.
: 여름 답게도. 장마 답게도. ~답게도. 게도. 도. (무엇보다도 강한 이유다)
어쩌면. 가정이지만. 오늘 이 새벽 이후로 이렇게 폭발적인 빗소리를 아름답게 들을 수 있는, 부서지듯 뿌옇게 생기는 비안개를 볼 수 있는 날이 아예 없거나, 혹은 극히 적을 것 이라는 이유 모를 걱정과 혼자 내린 결론, 그로 인해 우러나오는 두려움에 건반에서 손을 떼고 기타를 두고 가만히 음악 소리를 줄인 채 창문을 살짝 열어두었다. 그리고 이 지금을 붙잡기 위해 글을 쓴다. 이런 새벽에 깨어 글을 적을 수 있고, 좋아하는 인스턴트 커피를 타서 마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업은 계속하고 있다. 4분의 3박자의 왈츠 리듬의 곡을 써보고, 너무도 아픈 일에 관련된 음악을 쌓아 올리고 있다. 악기 연주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붙잡고 있다. 주변에서 인정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건 사실 나를 그만큼 깎아먹고 노력하는 것이라서 너무 힘들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누를 만큼 커지는 상상은 엄청난 쾌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난 더 참을 수 있다. 사실 처음보다 몸은 더 말랐어서 주변에서 걱정을 하지만, 난 내 몸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감히 말하는 예술을 하려는 공부와 이룸의 과정과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서 여유를 가지고 싶지 않다. 강박증과 완벽주의의 종합적 폐해. 체온은 합주를 진행한다. 곡들을 합주함으로써 재편곡을 진행하고 있고, 합주는 나를 살아있게 해주는 몇 안되는 것 중 하나다. 비가 오면 20kg는 될 법 한 짐을 둘레고 걷는 일이 지치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재즈 공부를 항상 어중간하게 진행했지만 이제는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플레이어적인 면을 다듬어서 재즈 쿼텟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자세한 사항은 진행되고 나서 나에게 적을 예정이다. 이 글터, 글 장소는 누군가 읽기도 하지만 내게 나를 돌이키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주말 오전의 남는 시간에는 일을 구했다. 여행을 가고 싶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여행을 가보고 싶다. 여행동안의 추억을 재료 삼아 친해지는. 그런 적이 있었다. 어쩌다 같이 길에서 만나던 사람이 있었다. 어색함에서 시작되었지만 끝은 어색함의 향기만 두고 가까워져 소중해지기도 했다. 그런 만남. 난 시작의 그 색감이 참 좋다. 무섭기도 하지만. 그 순간이 뚜렷한 사람.
: 빗방울처럼 두서없이 글자를 떨어트리고 싶었다. 이 지금 모습을 밀랍처럼 굳혀두고 싶어서. 그래서 끝은 어중간하게 마칠 예정이다. 오늘은 레슨이지만, 과제를 마저 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다. 술을 마시지 못해 너무도 억울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