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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을 적고 싶다. 너무 많다. 일도 많고 생각도 많다.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적어야 할지 모르겠기에 함부로 글을 적기 어렵다. 내 소중한 글자를 낭비할 여력과 마음이 없다. 정신과 6주차, 크나큰 검은 쇠 통에 자신을 가두고 쭈그려 앉아 스스로만 탓하고 칼로 찌르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을 학대하고 외면하는 사람. 사실 들어간건 (쳐 넣은건) 나 자신인데. (가족일이 무의식에 가득 찔리고 있더라.)약 처방을 받고 상담을 하는데도 별다른 기분이 들지 않았다. 상담의사 말대로 사실 알고 있는데 숨겼기 때문 이었을까, 아니면 예전부터 체념한 것 뿐일까. 건강이 총체적으로 안좋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피곤과 아픔이 엄습한다. 위장이 쓰리고 뼈가 아프다. 자꾸만 휘청거린다. 안 좋은 선택인 건 알지만 일부러 일을 늘려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길을 걷다 나를 사람들이 흘겨보는 것 같다. 피하고 싶고, 신경 쓰인다. 남녀 할 것 없이 보는 것 같아서 왠지 불쾌하다. 눈이 마주친 적도 제법 된다. 싫다. 혼자 걷고 싶다. 상대적으로 픽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깊음을 옅음으로 칠해서 아름답게 하되 본질을 부각시키는 면이 좋은 것 같다.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슬픔은 숨겨도 숨겨지지 않지, 그건 본질 자체니까.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사실 탄탄하게 와닿진 않았지만 세밀한 표현이 참 좋다. 영화를 시작하고 끝나는 내내 가슴 저리어 온 이유는 뭘까. 기타를 치고 있는 미틈의 싱글이 곧 나온다. 속솜은 보컬 녹음이 마치면 나올 테고, 두 꿈은 곡 하나를 다시 쓴다. 지쳐간다. 쉬고 싶지만 노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