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며칠 전, 그토록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즐기는 소위 힙 플레이스. 자신의 친구가 쓴 수필집이라고 건네 주어서 펴 본 글이 있다. 열고, 몇 문장을 읽고 덮었다. 수필집 특유의 난잡함 속 하나가 가로지르는 저릿한 통일감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테지. 내가 혐오하는 페이스북에서 글 깨나 쓴다고 들었던 사람이고, 그 놈의 좋아요를 몇천개를 받았어서 들떴던 걸까? 혹은, 한국에서 너무나 유명하고 이상하리만치 존경받는 학교에서 ‘너 왜 이과왔니?’ 라는 평가를 들으니 자신을 과대평가 했을 수도 있지. 이해하려 해 봤다. 그렇지만 글은 그런게 아닌 것 같다. 나는 물론 짧다. 소견보다 더 작은 소소견일지도. 그렇지만, 글은 그런게 아닌 것 같다. 어디선가 들은 문장들을 자신의 말인 양 엮고, 페이스북에 올린 그 글 그대로를 적어내리는 것도, 나에겐 어떤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 했다. 어린 걸까. 2년 뒤에 후회할 것 만 같던 수필집이다. 누군가에겐 매력적일 수도 있었겠지. 내 주변엔 공교롭게도 글을 풍성히 아름답게 적어낼 줄 아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웃음만 나는 수필집이었다. 올드보이에 대해 한 마디도 할 수 없다던 올드보이를 수십 번 볼 정도로 좋아하는 그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어떤 말이라도 내 감상에 방해가 될 거라고. 배려도 없는 글. 수필집이라면 당신 이야기를 적어라. 남이 적어낸 작품을 이야기하지 말고. 모자란 몇 사람들. 배운 것들로 마냥 깊어질 수 없다는 걸 왜 모를까.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