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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왜 들리기만 하는 걸까. 왜 음은 실존하지 않을까. 나는 왜 소리를 사랑할까. 물론 당연히 체감으로 이야기 할 순 없는 주제이긴 하지만 : 나에게는 음율과 소리가 그 오래 전 여덟 살 양희은씨의 목소리를 듣는 그 날 부터 여전히 무게로 느껴지기도 하고, 매번 아주 뚜렷한 색감과 형태의 시각으로도 존재하는데 왜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엇일까. 마음이 아프고 울고 싶어지는 매 시간의 흐름을 악곡을 핑계삼아 초침에 섞어 흘려 보내면, 나는 구태여 공간을 내 감정의 잔향과 연기로 채운다. 혹은, 소리가 채워지는 그 곳을 아직 인간은 발견할 수 없는 걸 지도 모른다. 소리도 어쩌면 존재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생각 하면 마음이 아리다. 나는 왜 소리를 듣기만 할 수 있는 인간일까. 어떤 곡들을 들으면 아주 많이 울고 싶어진다. 생각과 감정 이외의 그 무언가를 흠뻑 적시며 가득 차오르도록 만드는 그 벅참과 그 육중한 폭발의 무게. 찬란한 붕괴와 절명의 과정. 이어지는 적막, 무음, 정적은 그리도 차다. 소리의 향기는 그렇게도 부스러지기 마련이다. 나를 데려가 주오. 나를 감싸 휩쓸어 가세요. 부디 나를 침몰시켜 주세요. 소리에 묻혀 죽고 싶다. 소리에 묻혀 죽고 싶다. 소리에 묻혀 죽고 싶다. 형태가 없는 그 무언가를 사랑하는 건 아주 기쁘면서 아프다. 돌아오지 않는 고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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