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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Experimental Sleep Music / Ambient 계통 앨범 중 하나. 이 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알지 못하고, 나는 이 앨범 하나만 듣는 편이다.
스쳐 지나가는 목소리는 크툴루 신화가 아름답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고, 과히 웅장하지 않게 적당히 두툼한 소리들은 공간을 채운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소리들은 내게 잠이 아니더라도 평안을 가져다준다.
종종 누군가는 비웃는 습관이지만 나는 음악을 찾아 들을 때 가끔 두 가지 추가적인 방법을 택한다.
첫 번째, 너무 좋아서 분명 절망할 것 같은 앨범은 함부로 듣지 못한다. Ghost stories 이 그랬고, My favorite faded fantasy 앨범이 그랬다. 최근에는 Billie Marten 이 그랬지.
두 번째, 정말 좋아하는 앨범은 이 앨범의 소리 외에 다른 정보를 일부러 찾지 않고 지칠 때 까지 듣고 나서야 찾는다. MBV 이나 Slowdive 가 조금 그런 편이었다.
이 앨범은 그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부합했다.
공간 음악 이란건 어떤 걸까. 공간계가 음악의 메인이 될 땐 과연 어떤 게 중요한 걸까. 이 고민은 매일 지속되는 (지속하는) 편이다. 크나큰 실사 그림 혹은 아름다운 Scape 를 표현한 그림을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점묘화였다는 걸 깨닫는 순간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촘촘한 설계도, 멀리서 보기엔 면과 선 그 자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엄청난 점들. 공백 마저도 그 공백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찍힌 몇 개의 점. 또한 소리의 흐름 자체의 운영을 유하게, 그리고 새롭게 노 저어 나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친구는 조금은 무지할 정도의 설계, 라고 표현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꼭 LP를 가지고 싶은 앨범 중 하나. 그 전에 물론 Turntable 자체를 사야 겠지만 말이야.
Recorded live to 2 inch tape. Composed with Yamaha DX7, tape loops, processed/reprocessed guitars, voice and loads of old VHS tapes.
이 글자들의 나열에서 다가오는, 묵직한 이 기록을 위한 과정에서 사용한 시간의 무게를 온연히 느낄 수 있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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