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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 육일

eeajik 2018. 1. 6. 19:58

어제는 고량주를 한 잔, 맥주를 두 잔. 그저께 작은 믹서를 원석이에게 팔았다. 작업실에서 합주를 할 일도 어차피 사라졌고, 넓어지면 그 때 가져오겠지. 중고가보다 반 값에 주었는데 후회는 없다. 또 아웃보드 악기가 많지 않은 나로서는 믹서가 지금 당장은 큰 의미가 없지. 비싼 장비를 늘리는 일도 이제 내 마음 속에서는 딱히 재미가 없다. 악기 하나를 깊게 탐구하기에도 시간이 없는걸. 요즘은 차라리 저렴하고 재미있는 악기들이 더 마음에 든다. 작고 귀여운 샘플러를 하나 더 가지고 싶네. Casio 빈티지 건반 등등. 한국에선 어딜 가야 구매할 수 있으려나. 동묘, 청계천. 오늘은 THR10C를 종민이에게 팔았다. 사실 돈을 당장 받지 않고 넘겨 주었지만, 큰 상관 없다. 베이스를 연결해서 연주 하는 것과 아닌 건 분명 다르니까. 나중에라도 천천히 주겠지. 언젠가 사용할 일이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JC-40을 들여오고도 판매하지 않았지만 내가 기타 한 대로 버스킹 같은 걸 할 일도 흔치 않을 뿐더러, 인터페이스나 스피커로도 무슨 쓸모가 있겠나 싶었다. 당장 인터페이스와 스피커와 앰프가 필요한 종민이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잘 사용했으면 좋겠다. 사용하던 Mexico Fender 72 Telecaster Deluxe를 주혁이에게 판매했다. 라지헤드에 와이드 험버커 2개인 그 기타가 나는 참 좋았었지. 이전 주인 분이 달아 둔 빅스비도 참 마음에 들었다. 이상하게 빅스비는 사람 마음을 설레게 한다니깐. 구매하고 너트를 오일 본넛으로 교체하고, 볼륨 팟을 500K로, 그리고 푸쉬 풀로 싱글 변환을 할 수 있게 해 두었는데 그 가격 포함해서 잘 판매한 것 같다. 평생 팔지 않을 것 같았고, 친구들도 잘 어울린다며 좋아하는 기타였지만.. 내 성향과 맞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네. 소리는 마음에 들지만 묘하게 매끌거리고 넓직한 넥은 내 손에는 잘 맞지 않았고, 심지어 메이플 넥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모던하고 예쁘기만 한 소리가 나는 점점 지겹더라. 더군다나 가만히 기타치는 편이 아닌 나한테 그 무게는 너무 힘들었다. 가벼운 바디라고 모든 광고에 적혀있는데 개뿔! 물론 빅스비도 무게에 영향이 조금 있긴 했겠지만 말이다. 빅스비 안 단게 13lb, 거의 6Kg 되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메. 그리고 지금 찾아보니 미디엄 점보 프렛이었구나. 며칠 전 주혁이 영상에 올라왔던데, 잘 쓰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아주 좋다. 악기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는 것 같다. 페달보드도 그냥 예전엔 안 팔고 사고 싶었는데, 요즘은 팔고 사는게 마음이 편하고. 혹여 아니더라도 교환이 좋다. 스피커도 사실 다운그레이드 하고 싶었는데 산다는 사람이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없네. 그냥 살 생각이 없어졌나 싶다가도 기분은 나쁘다. Nord와 페달보드만 판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앨범 작업 잘 할 수 있으니깐 상관 없어진 걸지도. 샘플러는 그냥 탐이 나기는 하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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