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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삼일

eeajik 2018. 8. 3. 20:47

속솜 합주는 생각보다 즐거웠고, 체온 합주는 새로운 곡을 시작했다. 날이 더운 탓에 도대체가 합주를 하러 가는 내내 정신이 빠져 버틸가 없다. 일요일 합주 날에는 그나마 습기가 덜 해서 별로 안 힘들었는데, 수요일엔 습기가 엉망 진창이라 옷이 다 젖어버렸다. 진 빠지고 지친 탓에 정신 나갈 것 같았지만 일단은. 합주실이 너무 좁았어서 그런지 아쉬울 뿐이다. 소년 합주실이나 퀸 합주실이 정말 좋았었는데. 다른 합주실을 조금 알아 볼 생각이다. 여전히 합주 시작은 설레면서 떨린다. 한 달 뒤에 다시 합주를 재개하기로 하고, 그 때 까지는 잠시동안 또 다시 작업과 연습 그리고 공부의 시간. 보드를 전부 해체하고 다시 작업했다. 신경 쓰이던 보드 아래 전선 라인도 다시 깔끔하게 작업했다. 애초에 소리 성향이 하이엔드와는 잘 맞지 않는 성격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잘 만들어진 빈티지 제품 (그렇다고 OD-1 이나 Bigbox Rat 등 엄청나게 고가의 빈티지는 아닌) 종류가 가장 내 입맛에는 가장 잘 맞는다. 작업실까지 와서 테스트도 같이 해 주신 감사한 분께 예전에 팔았던 DL4를 다시 찾아 샀다. 역시 엄청난 크기와 무게지만 연결해서 스테레오로 듣는 순간 확신했다. 한 동안 딜레이 생각은 전혀 나지 않겠구나 싶더라. 내 귀에는 가장 음악적이다. 연주하는 순간 곡에서 활용법이 떠오르는 그런 페달. 또 찾아보니 역사가 있는 페달인지라 로고가 Script 냐 Badge 냐가 이야기가 많고, 전압 문제로 이야기가 많았지만 로고 이야기는 개소리라는 어떤 포럼의 DL4 초기부터 지금까지의 내부 회로를 아는 사람 이야기를 보았다. 조금 까다로운 이야기이지만.. 사실 그 Musical 적인 느낌이라는 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누군가에게는 극도로 Musical 적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최악일 수도 있지. 그 사람이 이야기하기에 하나 확실한 건 저항과 풋스위치 부분이 조금 다르다는 건데, 사실 나는 둘 다 써본 사람으로써 이번에 구매한 Badge 모델이 어떤 측면으로는 좋았다. 소리는 둘째치고 가격을 매우 저렴한 값에 구해서 그런지 만족도가 좋은 걸지도 모른다. 전압은 대일이 덕분에 같이 이것 저것 찾아보며 알아내 잘 연결하고 오늘 보드 세팅을 마쳤다. 보드에 루퍼 겸 딜레이 페달이 2개다 보니 굉장히 시퀀싱 플레이가 편리하다. 이 참에 종종 사용했지만 비교적 빈도가 적은 Whammy 4는 판매했다. 어차피 라이브에서까지 그렇게 필요한 역할은 아니었다. 보드에서 파랑이 롱칩은 한 동안 빼 둘 생각이다. 분홍 친구가 아직까지는 그래도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페달이다. 하루 종일 기타를 치게 만드는 악기들. 분명 장비가 좋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EHX 제품을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번에 새로 구매할 페달도 EHX 이긴 하다. 왜 이렇게 매물이 안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몰라서 구매글을 적어 두었더니 사이트에 명시된 사기꾼이 전화와서 어떻게던 사기 쳐보려고 하길래 잠깐 놀아주다 끊었다. 어이 없는 상황을 다 만나네. 저번 리버브 구매 때도 그렇고, 리버브 페달에 마가 끼었나. 보드 사이즈는 무겁지만 가격은 점점 내려가고, 묘하게 소리는 점점 내 취향에 맞게 변한다. Strymon 을 친구가 웅비에게 구매해서 사용하길래 다시금 한 두 번 연결해 봤는데, 도저히 내 취향은 아니다. 그런 빛나는 소리는 아마 더는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아름다운 건 가장 미약하고 우리 주변에 있는 가까운 접근성에도 존재한다 믿는다. 페달도 이번에 구하던 페달을 구하면 한 동안 다른 걸 사진 않을 것 같다. 애초에 딜레이를 교체한 것도 Echo Park 랑 DD-2 를 켜고 끌 때 프리셋처럼 한 번에 눌러 켜고 끌 수 없어서 그런거지, 딱히 소리에 신경이 쓰인 건 아니었다. 그 전에 차라리 하나를 늘릴까 싶어 RE-20을 웅비와 좀 찾아봤었는데 소리 자체에서 여전히 DL4 가 역시나 갈증을 해소시켜준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나 싶을 정도로. Pre-CBS 재즈마스터나 Pre-CBS 63 스트랫 정도만 더 가지고 싶다. 앰프는 엄청난 컨디션의 AC30이 완벽하게 좋은 상태가 아니면 안 살 생각이다. 자꾸 잇몸에서 피가 난다. 예전에는 팝콘 등 간단한 건 먹혔는데 이제 그것도 자꾸 구역질이 나서 못 먹겠다. 먹을 수 있던 음식마저 못 먹게 될 때의 상실감이 조금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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