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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지 않는 발언과 처음 알았던 앨범에 비해 정지 돼 있거나 퇴각하는 최근 작품의 완성도에 실망한, 그럼에도 어쨌던 현재 한국에서는 트렌디한 팀 중 하나기에 새로운 앨범은 들어봐야 할 것 같았다. [선호하지 않는 아티스트라도, 가장 근래의 작품을 한 번 정도 제대로 완곡 해야 무어라 비판할 수 있으며, 나아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스스로와의 오랜 약속. 특히나 새로운 작품에 관해 무뎌지면 나의 새로운 소리의 감각에도 무뎌진다는 개인적인 주관. 한국 음악의 새 정보에 약해 몰랐지만, 쏜애플을 제법 좋아하는 지인의 인스타 소식을 보고 들어봤다. 결론적으로는 생각보다 의외. 왜인진 몰라도 마냥 비명을 지르는 사춘기적인 감성을 벗어나 Plastic Tree와 비슷한 맥락의 유리알 같은 아름다운 부분을 개척하려 하는 것 같다. 그 곳에서 더 있기에 지겨웠던 걸까. 사람들이 말하는 그 '딥다크' 라 말하는 그 감성이 푸른색 빛 뿐만이었다면 노란 빛 계열로 변형시키려 하는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자켓은 굉장히 좋았다. 내부 부클릿이 궁금해서라도 앨범을 구매한 친구에게 빌리고 싶을 정도. 개인적으로는 [뭍] 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꽤 좋았다. 솔직히 그런 쪽의 사운드와 시각적인 부분의 유동성을 보여주는 가사를 나는 싫어하지 않아서인지 듣는 내내 꽤 긍정적이었다. 다만 다른 곡들에서의 연주와 톤, 그리고 전체적인 믹스/마스터에서 보여지는 현재의 대다수 일본 밴드 팀들의 특성 외에 개성이라 할 부분이 한글 가사 뿐 인건 안타깝다. 누군가가 '일본 밴드는 좋아하지만 가사가 한국어인 걸 듣고싶을 때' 찾을 것 같은 느낌. 본디 즐겨 듣지도 않지만 항상 쏜애플은 그래서 실망스럽다. 더 디테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뻔히 이렇게나 보이는데 어째서일까. 1집에서부터 운용하는 단순한 펜타토닉 도트 플레이를 지금까지 가져갈 필요가 있을까. 윤성현씨는 자궁 냄새 발언과, 차후 본인과 소속사의 대처를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이 정도의 송폼과 선율, 코드워크와 보컬 표현은 국내에서는 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바탕에 어느 정도 익스페리멘탈한 부분을 접근해도 사람들은 오히려 재미있어할 것 같은데, 일반적인 두 대의 기타 편곡과 온연한 밴드 사운드에 집중하려 한 건지는 몰라도 위에서 말한 최근 일본 팀들이 자주 활용하는 매스록을 기반으로 둔 태핑 기법 등 멜로디컬한 부분, 혹은 박자를 쪼개는 리듬 적인 기법이나 기이한 이펙팅 등 일반적이지 않은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하고 단순히 '밴드' 적인 요소로만의 녹음 방식 접근과 결과가 아쉬웠다. 차라리 어떤 부분에서는 전 기타리스트이신 한승찬씨가 참여했던 앨범이 훨씬 좋았다. 그 앨범이 더 독특하고 교묘했다. 현재 기타리스트인 홍동균씨의 페달보드를 본 기억이 있는데, 내게도 익숙한 몇 독특한 사운드를 위한 좋은 페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째서 활용하지 않았을까. 라이브에서만 표현하기 위해서? 소속사 측의 입김? 본인의 취향? 윤성현의 입장? 팀 내에서의 입지 혹은 의견 차이? 제법 안타깝다. 하다 못해서 차라리 이전 앨범의 곡인 아지랑이에도 어차피 건반이 활용되니까, 아예 이 참에 플레이백이 아닌 신스 플레이나 연주를 더 전면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라이브에서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럴 자금이나 인력이 안 되는 규모의 팀이나 소속사도 아니고.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좋아할 만한 요소를 본인들이 질리지 않는 선에서 조금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잘 찾아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