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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다. 잠이 들지 못할(않을) 걸 아니, 나는 차라리 시도 조차 않겠다. 나한테 거짓말해야 소용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오늘과 요 몇 일이다. 생각의 범람 자체를 이기지 못하니 자꾸 외부에서 방법을 찾았지만, 범람의 댐을 올리는 일과 물을 막아내는 일은 가만히 앉아 바라만 보고 생각만 하던 내가 손을 들어 직접 할 일이다. 인간들이 섞이고 섞이는 [관계] 라는 거미줄은 시작하기는 참으로도 쉽지만 끊기는 정말 어렵다. 그 강도가 마치 사람들이 말하는 중독의 기초인 담배와 술과 마약과 섹스와도 같다. 심지어 그것들의 관계는 중독 자체 뿐만이 아니라, 후에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우울하게 젖고 침수된 새파란 자괴감과 시뻘건 불쾌한 기분을 가득 남기고 도망친다. 말이 아프다. 나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밖에서 날아오는 말은 가슴에 푹푹 꽃히고, 눈빛도 푹푹 찔리며, 내가 나한테 하는 말도 아프다. 오늘 밤이 지나면 더 걸어 나간 내가 새벽에 걸어 나가는 모습을 언뜻 내 머릿속에 보이도록 매 분과 매 초에 나를 다듬을 생각이다. (일단 이름뿐인 목록과 번호는 방금 전부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보다 소중한 사람이 많다.) 나는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고, 서럽게 이유 없는 울음을 울고 싶지 않고, 잘 마시지도 못하는 지독한 술에 취해 징징대며 기억해내지도 못할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나서, 다음 날 뒤늦게 배배 꼬며 부끄러워 하지 않고 발악하지 않고 싶다. 짜증스러운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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