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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를 찾습니다.
꿈에서 자꾸 ‘시루’ 라는 아이를 만나요. 나보다 한 살 어린, 긴 머리의 눈이 크고 붉은 색 니트를 입은 싱어송라이터를 공원에서 만나요. 마틴 기타를 쓰는 아이. 목소리가 영롱한 아이. 내가 멀리서부터 마루노우치 새디스틱을 조그맣게 부르면서 왔어요. 일기를 쓰기 시작하려 마음먹은 날이라 조그만 공책에 글을 적고 있었죠. 그랬더니 멀리서 누군가 내 목소리에 맞추어 기타를 치며 함께 부르기 시작하더라구요. 새벽이라 누구도 없던 공원 길인데. 이건 비밀인데 사실 그 목소리와 기타 소리로 시루인걸 알았어요. 눈인사를 나누고, 가만히 옆에 앉아요. 저번에도 만나지 않았냐며 시루가 웃어요. 나는 웃으며 등을 맞대고 뒤를 보고 앉아 뒤에서 들리는 노래를 들었어요. 내가 말해요. 난 곧 여길 떠날 것 같다고. 사실 그 이야기를 하려고 왔어요. 작별은 힘드니까. 시루의 눈이 슬퍼지고, 무슨 말을 하려 하며 망설여요. 그러다 기타를 건네요. 노래 듣고 싶다고.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또 볼거니 목소리와 노랫말과 멜로디로 나를 기억하겠다고. 노래를 불렀어요.
시루라는 싱어송라이터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 주실래요? 꿈에서 말고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
시루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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