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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십일

eeajik 2018. 5. 10. 22:20

누군가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며칠 전 페이스북을 삭제했다. 도저히 그 곳의 기록들을 남겨두고 싶지도 않았을 뿐더러, 더 이상 묶이기 싫었다. 체온 계정을 정리하던 중 사운드 마인드 공연 당시 사진도 보며 그 때를 추억했었다. 그 때의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지. 오늘은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고 개인적인 일이 많았던 차.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 원석이를 제외하고 웅비와 둘이 작업하기보다 체온 작업을 오늘은 쉬기로 했다. 사실 버릇처럼 누구의 부고인지 묻지 않았다. 원석이가 합주를 못 올 것 같다고 이야기를 전할 때에도 알겠다고 조심히 다녀오라고 했었다. 그 뿐이고 미뤄둔 일을 했다. 조금 두려운 것 같다.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소식이라는 건. 그래서 본능적으로 더 묻지 않았었던 것 같다. 삼년 전 쯤 사운드 마인드에서 공연을 했을 때 체온의 사진을 찍어 주신 분이었다는 사실을 조금 전 전해 들었다. 원석이 또한 도착해서야 우리와도 접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해서 내게 말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힘드셨나보다. 어떠한 사유인지는 감히 알 수가 없지만. 부디 평안하시길 바랄 수 밖에 없다는 마음이 좋지 않다. 나와 같은 시간을 살아온 사람의 부고 소식은 언제나 익숙해 질 수가 없다. 잊고 싶지 않아 죄송스럽게도 이 곳에 적어 두어야겠다. 부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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