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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을 가두던 노란 스탠드 불빛 아래 온통 다 버려 형태도 알 수 없는 재를 모아두듯.
그것들에 의존하여 낯모르는 인간의 표정을 나는 적었다.
버려진 말들과 적자 마자 죽어버린 말들과 죽어도 죽지 않는 말들을 모아두고서, 나는
도무지 멈출 수 없었던 칠흑과 다르지 않게 느껴지던, 잠시이자 종착으로 믿게 되던, 그러니까 몸으로 굴러가며 아니고 싶었던 눈멀고 환한 그때에 대하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을.
그 심정과 절망을, 훈장처럼 달고서 온 길을 걸었다. 나는 아주 멀리까지 달릴 수 있었고, 그것은 바람이었다. 더없이 높고 거친 산이었다. 그곳에 위협하듯 자라나고 있던 나무들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나는 이것들을 다 쓸 수 있을까 나는 언제나 이 모름을 찾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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