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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행진

eeajik 2017. 12. 15. 15:24

겨울비 온 날 밤 꿈, 죽은 친구가 꿈에 나왔다. 얼음으로 가득찬 학교였다. 발을 헛디디면 얼음 속 심연에 빠져들 것만 같은 학교였다. 길을 잃어 나갈 길을 찾으려 했지만 백야가 펼쳐진 늦은 밤이어서 그런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길이었고, 익숙한 듯 낯선 사람들이 교실에 가득 모여 울기도, 웃기도 했다. 어떤 아이는 피아노를 치는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말없이 쭈그려 앉아 있는 아이도 있었다. 조용히 숨을 다듬으며 골목을 돌았고. 긴 행진을 보았다. 그 사이 그 아이가 보였다. 내가 무릎을 꿇고 울었다. 한 번 술 한잔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함께 울며 괜찮다고 안아주며 울지말라 했다. 친구에게 고개를 파묻고 울었고 친구를 다시 한번 보냈다. 그 밖에 내가 알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나와 눈을 마주치며 나란히 걸었고 난 그 사이에 서 있었다. 친구가 내게 조심하란 말이 끝나자 어떤 사람이 오더니 명찰을 물었고, 나는 없다 말했다. 번호는 있어야하지 않겠냐 하여 죄송하다 말했고, 다짜고짜 시간을 물어보더라. 모르겠다고 했더니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밤 쯤 되지 않을까요, 넌지시 말했더니 ‘그럼 밤이어야지. 그래야 너도, 나도 우리도 보이고 갈 수도 있잖아. 몰랐니?’ 


꿈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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