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가장 가까이 있지만 지나치는 그 모든 안타까움을 느끼던 차, 오늘 비 맞으며 왠지 C가 너무 치고 싶어 건반으로 달려와 한 음을 정성껏 연주했다. 음 하나의 역량을 존중해주고 싶었다. 내가 보고 있는 소리의 일렁임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장난질 없는 솔직한 곡을 쓰고 싶었고, 사람들이 까마득히 잊고 있는 소중함이란 단어의 고유한 느낌을 내 식으로 소리 안에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방금 음 하나가 30초를 짊어지는, 크게 책임지는 곡을 썼다. 아름다운 달 가득한 밤 동산에 오른 아이가 밤의 아름다움을 숨 하나마다 배워가며 벅차는 모습을 노래하고 싶었다. 남색 가득한 별달밤, 연보라 안개가 누가 누구고, 무엇이 무엇인지 알 정도로만 덮은 그 모습. 곡 중간 그 아이가 느끼는 차오름의 끝, 결정적 순간의 멈춤처럼 쉼이 있어 마지막에는 오늘을 배워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내가 된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방금 세 음이 곡을 노저어 가는, 그와 동시에 아이에게 나를 투영해 내가 아직까지 만나본 적 없지만 평생 그리고 있는, 찬란하게 별빛과 달빛으로 폭발하는 밤을 그리는 곡을 썼다. 마음이 차분하다. 물론 아이 둘은 내 맘 속에서 떠나진 않았다. 내가 선사할 것 이었어서 선명해짐은 피할 수 없었을 테고, 당연히 축복받을 일이다. 이제 두 아이는 이름이 생겼다.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