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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 이일

eeajik 2018. 12. 2. 14:47

마지막 한 달. 이번 한 해의 마무리에서 가장 재미있던 일은 기타 엔도서 제의를 받은 일이다.  정가에서 3분의 1 금액, 무료 해외 배송까지 포함한 저렴한 가격이지만 당장 금전적 여유도 없고, 내가 필요한 사양의 악기는 아니라서 정중히 거절했다. 그래도 기분 좋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어서.. 자신감은 생기지 않았지만, 물 한잔의 여유 정도는 되었다. 상당히 인상깊은 연주 라는 말. 고마웠다. 어쿠스틱 기타를 하나 작은 걸로 골라볼까 생각이 든다.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용도. 합주에서 어쿠스틱을 자주 활용하고 싶다. 시뮬레이터가 아닌. 결국 Push 2 는 판매했다. 참 항상 느끼지만, 나는 이런 단순 MIDI 컨트롤러에는 정을 못 준다. A.T 라이브를 위해 구매했지만, 취소했으니 더는 이유가 없다. MicroKORG는 굉장히 잘 만든 악기라는 인상을 받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잠깐 08을 판매할까 생각 할 정도로 좋았다. Synth 여행은 한동안 끝. 사실 원론적인 이론들을 공부해가고 있다보니 외려 사소한 악기 욕심이 사라졌다. 어떤 악기라도 잘 활용할 수 있는 건 지식의 유무와 상상의 폭 뿐이다. 어릴 적 고모부가 선물해준 낡은 빈티지 야마하 PSR 키보드가 최근 나에게 소소한 활력이 된다. 소리가 참 따스하고, 왠지 모를 나만의 그런 향수가 있어서일까. DD-2 는 판매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가지고만 있어도, 왠지 모를 음악적인 영감. 좋아하는 Plastic Tree 의 기타리스트 말도 재미있다. 그 사람은 DD-3 였지만. 

: '발로 달려와서 밟아도 잘 밟히는 튼튼한 만듦새, Hold 기능의 다각적인 활용만으로도 존재감 있는 페달' 


보를 자주 가까이 하려고 한다. 기타 연습은 꼭 꾸준히 지금처럼 자주 하고, 내년에는 건반도 다시 많이 연주해가야지. 첼로도 꼭 시작할 생각이다. 다시 리얼북을 공부하는 요즘 재즈가 참 좋네. 아이러니하게도, 입시 때 나는 재즈가 그렇게도 싫었는데. 필요하지 않은 옷과, 사소한 장비들과 관련 물품들, 사용 않는 노트와 펜, 주변 집기들을 필요하다고 하는 주변에 전부 선물했다. 책 또한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선물했고, 자취를 시작한 친구에게도 내게 당장 필요하지 않은  많은 걸 선물했다. 내게 최소함만 간직하려 한다. 내가 소화할 수 있고, 내가 언제던 손 건넬 수 있을 정도의 것들만 가질 생각이다. 그 이상은.. 당장은 괜찮을 것 같다. 언제 사라져도 괜찮을 정도의 주변 집기와 내 작업에 필요한 악기 외엔 내 손길이 닿은 물건을 만들지 않아야지. 겨울이다. 눈물나게 아름다운 겨울. 눈이 내렸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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