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자부심은 후지와라의 가사와 작곡 능력, 아이덴티티는 팀워크. 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능성일까. 누군가에게는 비록 완벽하진 않을 지 몰라도 스스로만의 길을 찾아가는 팀. 내 평생 한 번이라도 직접 눈 앞으로 볼 수 있을까. R.I.P 랑 Sailing Day 를 들으면 펑펑 그 자리에서 화장이고 뭐고 신경쓰지 않고 울 것 같다. 후지와라 목소리. 처음 13살 때 알았던 그 때 부터 지금까지 내 안에 유일한 자신감과 자존심인 언어의 강함을 알고 믿게 해준 사람들. 아직까지도 모든 소리를 듣는 모든 순간 그래서인지 나는 꾸준하게 글과 노래를 쓸 수 있다고 믿고 생각하려 한다. '그리고 이 빛의 시작점에는 네가 있어'
어릴 적 부터 오이지는 여름 반찬으로 자주 있었다. 매콤하게 무쳐 낸 마늘 향 고춧가루 빨간 오이지 무침은 반찬으로 가끔 도시락에 올랐고, 집에서도 빼 놓을 수 없었던 반찬이었다. 종종 오이지라는 반찬이 부끄러웠던 적은 있었다. 친구들의 예쁘게 꾸민 도시락 속 인스턴트 음식 반찬이나 독특한 고기 반찬이 부러웠어서일까, 작은 어두운 색의 도시락 통 속에 담긴 상당히 한국적인 반찬들이 나는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이지가 싫진 않았다. 섭식 장애가 오기 전 까지도 꽤 좋아하는 반찬이었다. 할머니와 아버지는 오이를 좋아하셨고, 그래서인지 다양한 요리법으로 항상 밑반찬에는 오이지가 있었다. 나는 매콤하면서 참기름 냄새 고소한 무침도 좋아했고, 종종 고추장으로 진하게 양념한 오이지도 꽤 좋아했었..
물론 창작은 다양한 방법론과 개념이 존재하지만, 그 중 한 가지로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수(數)의 형(形)을 내 필요로 하여 섞어내 표현하는 방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융화라는 선택적 창작 방법에 대해서 최근 많은 생각을 한다. 유사한 두 가지를 융화시키는 것도 방법의 하나이지만, 상이한 무언가를 모아내는 방법이 내겐 더 매력적이다. 청명한 가을 바다를 그려내고 싶다면, 가을 바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분석해 낸 후 정밀히 표현해내는 방법이 있을 테지. 아니면 가을 바다와 그와 자연히 어우러질 가을 하늘과 초승달을 융화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혹은 본질적으로 부수어 내 보아 가을의 그 서늘함, 그리고 바다의 치밀한 면모와 유연한 물결의 흐름, 예측 불허의 유동성, 그리고 초승달의 곡선, 차가운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