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을 가두던 노란 스탠드 불빛 아래 온통 다 버려 형태도 알 수 없는 재를 모아두듯. 그것들에 의존하여 낯모르는 인간의 표정을 나는 적었다. 버려진 말들과 적자 마자 죽어버린 말들과 죽어도 죽지 않는 말들을 모아두고서, 나는도무지 멈출 수 없었던 칠흑과 다르지 않게 느껴지던, 잠시이자 종착으로 믿게 되던, 그러니까 몸으로 굴러가며 아니고 싶었던 눈멀고 환한 그때에 대하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을. 그 심정과 절망을, 훈장처럼 달고서 온 길을 걸었다. 나는 아주 멀리까지 달릴 수 있었고, 그것은 바람이었다. 더없이 높고 거친 산이었다. 그곳에 위협하듯 자라나고 있던 나무들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나는 이것들을 다 쓸 수 있을까 나는 언제나 이 모름을 찾아가고 있었다.
무슨 중고장터에도 절대자가 존재하는 건가. 중고 물건과 사람들 심리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존재가 있고 그런건가. 한 사람이 갖고 싶어지면 한 사람이 팔고 싶어지게 하고.. 그런 균형을 유지하려 하는 건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나. 별 헛소리 같은 생각이지만 신기하게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장터에는 그 물건이 나오는 징크스. 대신 평균 거래 가격보다 조금 비싸게. 그렇지만 그만큼 싸게 산 적도 많고 라는 생각을 하며 매번 고민한다. 사실 공간계 페달은 구매 후 되팔고 싶지 않는 경우가 대체로 많아서.. 그냥 조금 더 나가는 값에 사더라도, 판매할 일이 생기면 그 값에 올려서 장기전으로 판매하고 그 사이 사용도 하는 편이라 걱정이 없다. 구매 해 봐야지.
속솜 합주는 생각보다 즐거웠고, 체온 합주는 새로운 곡을 시작했다. 날이 더운 탓에 도대체가 합주를 하러 가는 내내 정신이 빠져 버틸수가 없다. 일요일 합주 날에는 그나마 습기가 덜 해서 별로 안 힘들었는데, 수요일엔 습기가 엉망 진창이라 옷이 다 젖어버렸다. 진 빠지고 지친 탓에 정신 나갈 것 같았지만 일단은. 합주실이 너무 좁았어서 그런지 아쉬울 뿐이다. 소년 합주실이나 퀸 합주실이 정말 좋았었는데. 다른 합주실을 조금 알아 볼 생각이다. 여전히 합주 시작은 설레면서 떨린다. 한 달 뒤에 다시 합주를 재개하기로 하고, 그 때 까지는 잠시동안 또 다시 작업과 연습 그리고 공부의 시간. 보드를 전부 해체하고 다시 작업했다. 신경 쓰이던 보드 아래 전선 라인도 다시 깔끔하게 작업했다. 애초에 소리 성향이 ..
이미 머릿속에서 완성된 소리들과 악곡, 그걸 왜곡하며 다른 언어로 적는 과정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거기 대항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지 가공할 죽음이 그를 데려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아, 나는 인간을 매우 잘 이해할 수 있겠다. 그들은 돌로 머리를 쳐서 자살을 하지 않도록, 어떠한 미혹(Jaüschung)이 무조건(unbeingt) 필요하다. 종교와, 술과 사랑과, 혹은 일종의 자기 찬미(Selbstverherrlichung)가, 생(生)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처럼 자신을 미혹(迷惑)시킬 수 있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오랜만의 읽는 전혜린은 역시나 약간 과다하고 종종 씁쓸하긴 하지만, 그런 묘미로 읽게 되는 듯 하다. 이번 주 내내 구토가 조금 심해졌다. 커피랑 과자를 조금 먹어도 자꾸만 구역질이 나서 화장실로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