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으로 좋았다. 이런 음악이 존재할 수 있구나.
무던한 묵묵함. 합주실 냄새 나는 음악이 좋다.
빌려 줬던 DS-1 Keeley Mod 버전을 어쩌다 다시 받아 왔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든다. 칼칼한 뒷맛은 있지만 첫맛이 두툼하게 들어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스윗 스팟이 없기로 유명한 톤 노브는 여전히 최악이고, 하이게인 시 들리는 쇳가루를 입에 머금는 듯한 소리는 별로지만 단단해지는 소리와 묘하게 넓어지는 헤드룸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모래와 철가루 사이의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예전에는 왜 이 느낌을 몰랐나, 싶어서 계속해서 시그널 체인을 바꿔가며 들어도 정말 좋구나. 단독으로도 좋았다. 보드에 들어갈 자리가 없고, 현재 메인 드라이브가 워낙에 더 마음에 들어서 자주 쓰기에 당장 올릴 순 없지만 팔아야겠다고 생각한 마음이 싹 사라졌다. 가지고 가야지.
강한 망상이 자꾸 늘어나는 것 같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어디선가 내 이야기를 안 좋게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부터 모든 변해가는 게 두렵다. 이상할 정도로 몸이 안 좋아졌다. 자꾸 몸이 나도 모르게 깜짝깜짝 놀라서 의자에서 펄쩍 뛰기도 하고 자꾸 어지럽고 눈 앞이 흐릿해서 잘 안 보인다. 라식을 다시 해야 하나 싶은 생각으로 웃어보려 해도 잘 안 된다. 가만히 있으면 마냥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 두려운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이 무서운 나머지 아무것도 더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바보같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입 안과 코는 자꾸만 헐고 입은 바짝 마른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을 잊어가다보니 누군가와 잠깐이라도 이야기를 나눌 때 식은땀까지 너무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