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오랜만에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에 가고 있다. 내 건너편엔 잘 생겨서 (내 기준에) 너무도 부러운 사람이 홍대에서 타 앉아 꾸벅 꾸벅. 밤 새 놀고 탄 것처럼 다크서클이 꽉 차있고 머리는 약간 헝클어져 있지만 그마저도 참 잘생겼다. 나는 단지 다 마신 코카콜라 캔 처럼 마구 구겨지고 찌그러져 있고 싶어서 내 큰 기타 케이스에 얼굴을 묻고 있다.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 자리를 피하다 못해 부수고 싶다. 내 인생에서 다시 못 만난다면 너무도 아프고 아쉬울 사람이 1년만에 외국에서 돌아온다. 만나면 꼭 안아주고 맛있게 담배 피우고 대낮 시간 잠깐 동안 빠르지만 꽉 시간을 채워 술 한잔 할 생각에 밤 새 잠을 자질 못해서 이 순간을 하마터면 늦어버릴 뻔 했다. 오랜만의 공항철도라서 괜히 떠오르는 것 인지, 아니면..
mouth/type
2017. 12. 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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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푸른 너에게 찬란한 연둣빛 깃털이 되어 깊은 가슴 가득히 잔뜩 내려앉으리.
mouth/type
2017. 12. 15. 15:01
거울
거울을 빤히 몇 초 동안 보는 일을 못하겠다. 무섭다. 내가 지금의 못난 나한테 덤벼 물어뜯을까봐. 소름이 끼친다. 내가.
mouth/type
2017. 12. 15.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