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너무도 어린가보다. 어쩌면 내 나이와 모습보다 덜 자랐나 보다. 항상 이 순간엔 설레어 어떤 일도 할 수가 없다. 정말 완벽한 눈 그 자체, 눈이란 단어가 내리는 광경을 올해에는 아직 한번도 볼 기회가 없었다. 음악을 만들고 나오는 길목에서 눈이 내려 왔었던 광경을 보고 평소처럼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집으로 돌아갔었고, 가벼운 진눈깨비가 내리던 순간은 병원에 다녀온 내 아름다운 검은 기타를 찾아 합주를 가서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연주하며 이야기하며 노래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음악을 들으며 작업실 문을 열고, 건반에 손을 얹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했고, 내가 사랑하는 세 명과 잡다한 이야기를 작업실에서 나누고, 우리의 완성되어 곧 모두들 앞에서 노래할 곡을 들었다. 그러며 아침부터 다듬었던..
내 음악이 누군가의 글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찬란히 빛나고 또렷이 폈구나. 아름다운 꽃인 네가 부럽습니다. 지독히도. 손을 애써 대지 않아도 잘 자라는.
겨울 밤. 좁은 공원. 노란 빛 휘청이는 불빛의 초라한 가로등과 따뜻한 자판기 율무차는 분명 나에게 기억에서 짙게 우러난 어떤 포근한 형태가 되어 가슴 속에 존재한다. 나는 [오래 전] 이라 말할 수 있게 되어버린 내 어린 날의 옅은 그 날을 기억한다. 나는 예전 그 때의 내게 연민이 든다. 내 어떤 면, 혹은 모든 면이 불쌍하고 안타깝다. 웃음마저 미움받을 수 있고, 정체되어 쭈그려 앉아 있던. 사실 어쩌면 지금까지도 그렇다. 잘 하는 게 없으니 무시받고 주목받지 못하고. 한 두 입 마시고 따스함이 사라진 것 처럼. 꽤나 오랜만에 요리가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