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를 찾습니다. 꿈에서 자꾸 ‘시루’ 라는 아이를 만나요. 나보다 한 살 어린, 긴 머리의 눈이 크고 붉은 색 니트를 입은 싱어송라이터를 공원에서 만나요. 마틴 기타를 쓰는 아이. 목소리가 영롱한 아이. 내가 멀리서부터 마루노우치 새디스틱을 조그맣게 부르면서 왔어요. 일기를 쓰기 시작하려 마음먹은 날이라 조그만 공책에 글을 적고 있었죠. 그랬더니 멀리서 누군가 내 목소리에 맞추어 기타를 치며 함께 부르기 시작하더라구요. 새벽이라 누구도 없던 공원 길인데. 이건 비밀인데 사실 그 목소리와 기타 소리로 시루인걸 알았어요. 눈인사를 나누고, 가만히 옆에 앉아요. 저번에도 만나지 않았냐며 시루가 웃어요. 나는 웃으며 등을 맞대고 뒤를 보고 앉아 뒤에서 들리는 노래를 들었어요. 내가 말해요. 난 곧 여길 떠날 ..
분명하다. 잠이 들지 못할(않을) 걸 아니, 나는 차라리 시도 조차 않겠다. 나한테 거짓말해야 소용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오늘과 요 몇 일이다. 생각의 범람 자체를 이기지 못하니 자꾸 외부에서 방법을 찾았지만, 범람의 댐을 올리는 일과 물을 막아내는 일은 가만히 앉아 바라만 보고 생각만 하던 내가 손을 들어 직접 할 일이다. 인간들이 섞이고 섞이는 [관계] 라는 거미줄은 시작하기는 참으로도 쉽지만 끊기는 정말 어렵다. 그 강도가 마치 사람들이 말하는 중독의 기초인 담배와 술과 마약과 섹스와도 같다. 심지어 그것들의 관계는 중독 자체 뿐만이 아니라, 후에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우울하게 젖고 침수된 새파란 자괴감과 시뻘건 불쾌한 기분을 가득 남기고 도망친다. 말이 아프다. 나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느..
꿈에서 길을 제법 잃었다. 지하철에서 취객 두 명과 시비가 붙었고, 여자를 막 대하는 조폭에게 바른소리를 하다 두드려 맞으면서 반항의 노래를 부르는 우 씨 성을 가진 사람과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전진하는 사람들을 보았고, 큰 콜라를 사고 오니 길을 잃었다. 친한 친구의 생일을 축하했다. 1.6km의 긴 길을 걷기에 밤 늦게 너무 두렵고 길었다. 너는 내 곁에 없었고 어딘가에서 웃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고 사람이 차고 넘쳤다. 시간조차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밖으로 도망치려 웃었다. 조금 더 걷다보면 왠지 파란 낭떠러지에 수십마리 노란 고양이가 있을 거란 생각에 숨지 않고 달리다 미끄러졌다. 비가 오지 않던 꿈. 오늘은 속솜 마무리 녹음을 하러 간다. 미틈 싱글은 30일 쯤 올라올 예정이다.
적막의 부재는 속히 그리워지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