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nalogman.com/tshist.htm 여기서 TS의 역사를 살펴보기 좋다. 이 세가지는 참 애증이구나. 9은 리이슈를 아주 잠깐 써 보았고, 808은 리이슈로 1년 반 정도 사용했었다. 10은 사용해 본 적이 없고.그 때는 대체로 레스폴에 사용하거나, 머스탱과 재즈마스터에 물려 썼었던 것 같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세팅으로. Walrus, Arc Klone 에서 Boss에 Xotic까지 온갖 오버드라이브 여행을 해 보고 있는데 마음에 도통 들질 않는다.예전엔 곱게 갈려진 고급스러운 기름진 소리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더 칼칼하고 제멋대로인 입자감을 사용 해 보고 싶다.비슷한 사유로 Rat 보다는 다른 디스트나 오히려 퍼즈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난 화이트페이스를 꽤 미련없이..
그토록 맑은 밤은 다행히도 여전할까
가장 좋아하는 Experimental Sleep Music / Ambient 계통 앨범 중 하나. 이 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알지 못하고, 나는 이 앨범 하나만 듣는 편이다.스쳐 지나가는 목소리는 크툴루 신화가 아름답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고, 과히 웅장하지 않게 적당히 두툼한 소리들은 공간을 채운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소리들은 내게 잠이 아니더라도 평안을 가져다준다. 종종 누군가는 비웃는 습관이지만 나는 음악을 찾아 들을 때 가끔 두 가지 추가적인 방법을 택한다. 첫 번째, 너무 좋아서 분명 절망할 것 같은 앨범은 함부로 듣지 못한다. Ghost stories 이 그랬고, My favorite faded fantasy 앨범이 그랬다. 최근에는 Billie Marten 이 그랬지.두 번째, 정말 좋아하는..
요즘은 빈티지 아날로그 테크노를 종종 찾아 듣는다. 이런 따스한 킥 사운드와 Creamy한 아르페지오 사운드를 들으면 이상하게도 몸이 춤을 춘다기 보다 몸 안의 호흡이 울렁대며 흐르는 기분이 들어서 참 좋다. 소리를 대하는 태도 자체에 대해 종종 내가 지금까지 해온 방법 중 꽤나 많은 실수가 보이는 요즈음이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소리를 원하는 대로 머릿 속에서 탐구하며 마냥 내 기준대로 지을 수는 없겠지 싶다. 조급함과는 조금 다른 초연함과 비슷한 감정이 든다. 왜인지 내가 소리와의 관계를 그만두게 되진 않더라도 소리만 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종종 든다. 그렇게 되면 참 슬플 것 같다.
오늘은 영상 촬영 및 목소리 수음을 하러 마포대교에 가야 한다. 날은 춥고 한강은 얼었다. 나는 기쁘지만 다른 두 분의 추위가 걱정이 된다. 저녁에는 제주에서 올라온 형을 만나러 미아로 간다. 익숙한 곳은 아니지만, 겨울에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 특유의 왁자지껄함. 언제부터일까 술을 누군가와 마시기 싫어졌다. 몸이 약해지며 술까지 약해진 나는 자꾸만 실수하고, 저번에는 아이팟을 고장 내 버려서 새로 구매했다. 몸이 안 좋아지는 기분을 정말 많이 느낀다. 내가 체감하는 건 처음이다. 관절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시리고 저릿거리고, 주변에서 안색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피곤해 보이고, 화라도 난 거냐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웃는 것 조차 조금은 힘이 들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눈을 자꾸 감고만 싶어진..
어쩌면 나는 서서히 자살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순간의 자살이 아닌.
일상적인 소리, 카트를 미는 소리나 혹은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에서 까지 짜증이 나는 정도라면 최근의 나는 심각하다는 걸 자각하고 있었다. 새벽녘 잠이 쉽사리 오지 않다는 그 간단한 이유 하나만으로 동네를 다음 날 시간 걱정 없이 걸어 다녀 본 적이 언제일까. 기억도 흐릿한 이 년 전이 문득 그리워졌다. 약간은 서늘한 바람의 냄새, 그리고 무언가 타는 듯한 냄새. 해가 뜰 때 쯤 돌아와 이불을 덮어쓰고 잠 들던 그 시간. 제주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가사를 한 편 쓰며 돌아오는 길, 다음 날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 마음이 어째서 사라졌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시작했다. 창가엔 제주의 텅 빈 공간이 아닌 빽빽하게 들어 찬 서울의 건물들, 숨을 쉬지 못하는 좁은 틈새의 악취. 어제 제주에서 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