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무지해서 그런지, 혹은 유교 사상이라는 잡스러운 정에 빌붙어먹는 유치한 사상에 물든 탓인지. 가족이라는 단어와 그 구성체에 대해서 조잡스럽고 같잖은 부연설명과, 원하고 반드시 필요로 하는 프레임이 너무 많다. 어쩌다 그 두 사람 사이의 그 곳에서 태어났을 뿐이지, 생각과 행동 방식까지 같아야 할 이유도 없고 가족이란 이유로 말을 함부로 할 자격도 없다. 비슷한 유전자와 비슷한 생김새 이유로 전부 같을 순 없지 않은가. 특히나 ‘가족인데 좀 이해해라’ 라는 말 따위는 죄악이다. 나이를 사용하고 정을 사용해서 누군가를 파괴하는 짓은 가족이라는 쓸모없는 허울 속에서만 이뤄지는 명백한 존재 파괴이자 가혹행위다. 버릇없다는 말과 이기려 한다는 말은 그들이 말하는 가족에서 온 게 아니라 개같은 장유유서..
소리는 왜 들리기만 하는 걸까. 왜 음은 실존하지 않을까. 나는 왜 소리를 사랑할까. 물론 당연히 체감으로 이야기 할 순 없는 주제이긴 하지만 : 나에게는 음율과 소리가 그 오래 전 여덟 살 양희은씨의 목소리를 듣는 그 날 부터 여전히 무게로 느껴지기도 하고, 매번 아주 뚜렷한 색감과 형태의 시각으로도 존재하는데 왜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엇일까. 마음이 아프고 울고 싶어지는 매 시간의 흐름을 악곡을 핑계삼아 초침에 섞어 흘려 보내면, 나는 구태여 공간을 내 감정의 잔향과 연기로 채운다. 혹은, 소리가 채워지는 그 곳을 아직 인간은 발견할 수 없는 걸 지도 모른다. 소리도 어쩌면 존재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생각 하면 마음이 아리다. 나는 왜 소리를 듣기만 할 수 있는 인간일까. 어떤 곡들을 들으면..
이미 제게는 별 인걸요, 당신들이.
집에서 나오는 길 감나무에서 작은 감이 떨어져 있었다. 곧 다른 감 들도 떨어지지 않을까, 혹시라도 감에 맞은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 그게 내가 되지 않을까. 조그만 떫은 감. 엘리베이터와 집 현관의 냄새에서 혐오감이 든다. 엘리베이터 속 엔 수 많은 고기들이 들락거릴 테니까. 그 고기를 먹은 어떤 사람들의 냄새도 들어 차 있지만 바람은 불지 않는다. 온도 변화에 너무 민감한 일이 지친다. 에어컨을 켰다가 끄고, 문을 열고 닫고, 하루에 몇 번이나 같은 행동을 한다는 사실이 지쳐간다. 오른쪽 귀에서 심장 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린다. 뛰는게 들릴 정도로. 둥둥대는 소리에 정신을 멍하니 두고 있으면 가슴이 저릿하다. 향을 가득 피운 방의 향기를 몸에 가두고 싶다. 누군가는 지구 반대편에 가 새로운 웃음과 새..
여전한 하늘은, 어쩌면 그 밑의 숨소리들은 꿈 꾸려 꽃 심는 자에게 우려 섞인 비난을 짖는다.
10대 무렵 지금의 약 두 배 정도 몸무게의 모습부터 나를 부터 알던 사람들은 알 만한 내 가까운 친구 였던 사람이 하나 있었지. 꽤 오래 전 부터 알았다. 처음 알았던 열 다섯 부터, 10대의 종료에 걸맞는 상징적인 요소인 수능까지 같은 교실 옆 자리에서 쳤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당시에도 두 번이나 같은 반이 되어서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신기해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가끔 투닥여도 금방 화해하고 웃었고, 둘 다 공연을 해야 하는 처지인 우리는 늦게까지 강당에 남아 연습하다 중간 중간 만난 기억도 난다.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몰래 연습실에서 체육 수업이나 운동회 때 숨어서 쉰 적도 많았다. 심지어 집은 바로 옆 아파트. 등교도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시간에 탔었지. 부모님끼리도 아셨던 사이기에..
마이크를 구매하려 한다. 그래프가 안정적이다. 내 마음도 저런 그래프이면 얼마나 좋을까. 술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소주는 되도록 마시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시면 울고 화를 내게 된다. 내가 바라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는게 불쾌했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았던 감정선이 엉켜온다. 울고, 웃다가, 화 내며 우울하고, 기뻐하는 이 모든 행위가 몇 초 안에 이뤄지는게 너무나도 힘들다. 맛있는 밥 먹고 싶다. 토하는게 지친다. 목이 상했고, 이빨은 삭았고, 입 옆은 찢어져서 낫지 않는다. 집이 있을까, 내게도.
며칠 전, 그토록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즐기는 소위 힙 플레이스. 자신의 친구가 쓴 수필집이라고 건네 주어서 펴 본 글이 있다. 열고, 몇 문장을 읽고 덮었다. 수필집 특유의 난잡함 속 하나가 가로지르는 저릿한 통일감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테지. 내가 혐오하는 페이스북에서 글 깨나 쓴다고 들었던 사람이고, 그 놈의 좋아요를 몇천개를 받았어서 들떴던 걸까? 혹은, 한국에서 너무나 유명하고 이상하리만치 존경받는 학교에서 ‘너 왜 이과왔니?’ 라는 평가를 들으니 자신을 과대평가 했을 수도 있지. 이해하려 해 봤다. 그렇지만 글은 그런게 아닌 것 같다. 나는 물론 짧다. 소견보다 더 작은 소소견일지도. 그렇지만, 글은 그런게 아닌 것 같다. 어디선가 들은 문장들을 자신의 말인 양 엮고, 페이스북에 올린 그 글 그..